살면서 만났던 최악의 사기꾼.

02년부터 04년 가을까지 열심히 암 관련 카페에서 활동을 했었다.
지금은 그때 친하게 지냈던 분들이 대부분 다 돌아가셔서
거의 가지 않는 곳이 되어버렸지만,
거기 발길을 끊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초록눈동자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스스로 자신이 말기 암환자이고 직업군인이라고 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애초에 이게 말이 안되는 거였는데;;;)

그때가 04년 봄이었는데, 나는 휴학하고 부산 집에 있었을 때였다.
부산에 있는 회원들끼리 두어번 모임을 가지면서 친분을 쌓고 있을 때였는데,
서울에서 그 사람과 또 다른 몇몇 회원들이 내려와서
즐거운 시간을 같이 보냈었다.
그때 그 사람 얼굴을 처음이자 마지막(그러길 바란다;) 으로 보았다.

그 사람과 그렇게 많은 친분을 쌓았던 건 아니다.
두어번 채팅을 했고 한 통의 메일을 받았고 한 번의 모임에서 만나서
그 사람과 같은 차를 타고 바닷가에 갔고 같이 바다 구경을 했고
같이 점심 한번 저녁 한번 먹은 것 뿐이다. (당연히 다른 회원들과 다같이;)

그런데 그 무렵 이미 그 사람은 그 카페 회원들에게 사기를 치고 있었다.
한 분에겐 현금 1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고
(모임에서 자기 입으로 했던 말이다. 자기를 믿고 그분이 주신 돈이라고;)
내가 그 사람이 몰고온 차가 렌트카인 걸 알아보기도 했었고
여러명이 방잡고 이야기하면서 내가 우리 외삼촌 경찰이라고 그러자
나한테만 돈이야기를 안하려고 하더라.

그 모임에서 본 그 사람의 이미지는 크게 나쁘진 않았다.
왜 저렇게 돈 이야기를 하나 싶긴 했는데;;
그리고 그 후로 나는 아르바이트에 바빴고 그래서 그 사람이 주최하는
모임에 첨엔 간다고 말했다가 가지 못했고 당분간 카페 일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이 여기저기 사기를 쳤더라.

암환자분에게 상황버섯 싸게 구해준다고 해서 입금받고 물건은 보내주지 않고
또 다른분들에겐 중고차를 몇백만원에 사라고 하고 그랬단다.
나는 금전적인 피해를 입은 건 없지만,
나조차도 내가 그 사람이 주최하는 모임 안간다고 그래서
그사람이 삐져서 활동을 접은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그 사람은 나를 방패막이로 삼아서;;;거기서 슬슬 발을 뺀거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좀 까칠하게 말하긴 했었거든;;;)

...근데 진짜 그러면서 막상 나한텐 얼마나 착하게 굴었는지
나는 그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두어달동안 그 사람에게
미안해했더랬다. 한 분이 용기를 내서 사실을 밝히기 전까지;;;
그래놓고 다른분한테는 나한테 미안하다고 전해 달라고 했단다.
직접 하지도 못할 미안하다는 말은 왜 하나.

그 사람이 암환자는 아닐테지만,
...내가 보기엔 암보다 더 무서운 병에 걸린 환자다.

...이젠 시간도 많이 지나서 그 사람이 밉진 않은데;;
그냥 참 인생이 불쌍하다. 나보다 열살이상 나이 많던데
왜 그러고 사나 싶어서.

by sweetrain | 2007/10/16 05:38 | 일상다반사 | 트랙백

대리운전 콜센터 알바를 하면서 겪었던 일들.

교육을 못 받아서 그런건 아니구요-_-

이오공감 글 읽다가 공감이 팍팍 돼서 트랙백. ㅡ.ㅜ

휴학했을때 대리운전 콜센터 아르바이트를 3개월간 했었다.
12월 초부터 3월초까지. (12월 3일에 들어가서 3월 1일날 때려쳤으니..;;;)

...정말, 연말과 추운 날씨와 취객과 전화상담이 이루는 하모니는
사람을 미치게 만들기 충분했었다.
밤낮을 바꾸어서 사는 것보다, 9시간동안 전화기 붙들고 떠드는 것보다,
(알바 그만두고 목이 완전히 가서 2주간 거의 말을 못했었다.)
사람 상대하는게 훨씬 더 힘들었다.

연말의 경우 약 12월 10일 이후로는, 밤 10시~새벽 2시사이엔 서울 시내 웬만한 거리는
콜 접수를 받아도 기사분들이 거의 안 간다. 대부분 강남, 신촌 등
번화가에 거점을 잡고 경기, 인천지역 장거리 콜을 잡으려고 하니까.
일정 시간 내에 연결이 안 되면(평상시 10분, 연말 20분) 취소 전화를
해줘야 하는데, 이게 정말 어렵다. 대부분의 시비;;;와 싸움이
이 단계에서 걸려오긴 하는데... 하긴, 추운데 오래 기다리면 당연히 화나지.
그런 마음을 이해 못하는건 아닌데, 그 짜증 다 받아주는 입장에선
또 그게 아니더라니까.

거기다 취객 상대다 보니까 정말 황당한 일이 많았다.
요금 깎아달라는 사람 정말 많고
(술집에서 술드실때는 술값 깎아달라는 분 없죠.
택시비 깎아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거의 없을 거고요...
근데 대리운전 회사에는 그런 전화 한 시간에 한두통씩은 꼭 걸려오더라고요;
심지어 안양에서 일산까지 8천원에 가자는 분도 있었습니다.
택시도 그 돈으론 안갑니다.)

자기 있는 위치 제대로 말못하는 사람 많고...
심지어 국민은행에 있다고 그래서 고객님 국민은행 무슨 지점 말씀하세요? 그랬더니,
이년아 내가 너한테 그것까지 보고해줘야 되느냐고 소리를 빽빽 지르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 경기, 인천지역에 국민은행이 어디 한두갭니까...ㅡ.ㅜ)

무조건 동쪽으로 기사를 보내 달라며 땡깡을 부리는 사람도 있었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저 앞에서 단속하니까 차 세워놓고 전화해서
1키로만 몰아달라고 그러는 사람도 있었고(누가 갑니까;;;)
취소 전화 해주니까 아가씨가 업어서 데려다달라고 그러는 사람도 있었다.

기사가 없어서 취소전화를 했는데 자기를 무시하는 거냐고;;
(아놔 기사가 없어서 없다고 말한 것 뿐이라니까요;;;) 
아주 죽자고 덤비던 사람도 있었다.

약간만 자기 마음에 안맞으면 무조건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하고
사기라고 고소한다고 협박하더라. 나중엔 그 말 들으면 무서운게 아니고 우스웠다.;
그러다 보니 나중엔 회사로 도끼 들고 찾아온다고 욕하는 사람한테
사무실 위치 알려주면서 고객님 나중에 뵙겠습니다^^ 할 정도가 되었다.

또, 전화를 받으면 고객 정보가 뜨는데(그렇다고 심각한 개인정보는 아니고,
그동안 이용한 기록과 이 사람이 소위 말하는 진상인지 아닌지 이정도만 뜬다.
심한 진상의 경우 접수를 받지않고 거부한다.)
자기가 어디까지 가는지 아는척 해주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어디까지 가는지 물어보면 말 안해주고 니가 위성추적해서 찾아오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 반대로 자기 개인정보 수집하냐면서 심각하게 화를 내는 사람도 있고;;;
정말 어느 장단에 춤춰야될지 모르겠더라;

그리고 정말 짜증나는 건, 콜센터 근무 평가에 콜수도 들어가는데,
(남들만큼 전화 못받으면 대놓고 눈치준다;;;하긴, 눈치만 주니까 다행이지,
간혹 콜수가 페이에 반영되는 회사도 있더라.)
진상 한번 걸리면 그만큼 시간을 뺏기니까 콜수가 줄어든다.

연말에는 밤 10시부터 새벽 2~3시까지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고 전화를 받고,
(나는 적어도 2시간에 한번은 화장실을 가야한다;)
새벽 2시이후에 밥을 먹는데 밥먹다가 전화오면 받아야 되니까
자꾸 밥을 꿀꺽꿀꺽 삼키게 되더라.
새벽에 퇴근하면서 한숨을 푹푹 쉬었던 적도 많고
저녁이 오는게 두려웠었다.

크리스 마스날 진상 고객하고 장장 1시간여를 씨름하다가,
김에서 쩐내 나는 김밥 한줄 받아들고 새벽 2시에 끼니를 때우고 있자니,
진짜 눈물날 지경이었다.

저번에 다른 데서 콜센터 여직원 골탕먹였다는 글을 읽으면서
그 글쓴 사람 콜센터에 앉혀놓고 전화 한시간만 받게 하고 싶은 심정이 되더라.

콜센터 일하면서 어법에 맞지 않는 말 많이 썼었는데,
그 당시 나한텐 올바른 국어 사용보다는 어떻게 하면 고객하고 싸우지 않고
(혹은 그나마 덜 싸우고) 하루를 넘기느냐가 더 큰 관심사였다.
화난 사람들한테 어법에 맞게 극존칭 안 쓰고 이야기했으면 아마
영원히 살 만큼의 욕을 더 들어먹었을거다.

by sweetrain | 2007/10/15 03:46 | 일상다반사 | 트랙백

아프간 피랍 사태를 보면서.

나는 기독교, 그중에서도 개신교인이다.
교회는 다니지 않은지 꽤 되었으나 그래도 개신교인이다.

...이번 아프간 피랍 사태를 보면서,
그리고 인터넷에서 형성되는 부정적인 여론들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다.
(내 잘못은 아니지만 내가 속한 집단이 욕먹으면 마음 아픈 거다.)

지금 한국 개신교가 고쳐야 할 부분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고,
정부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고,
지금 샘물교회와 피랍자 가족들의 대응이 너무나 경솔하고 이기적인 것도 사실이다.

피랍자 가족들 인터뷰 중에 처음에 한국사람 납치됐다길래 그냥 그러려니 했다는 거 읽고
정말 맥이 빠지더라. 이건 뭐 스스로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으니...
아니 물론 가족이 납치됐으니까 이성적인 생각을 하기 힘든 상황이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저 말은 너무 심하잖아.

그리고...
공항에서 아프간 여행자제 팻말 옆에서 사진찍어놓은 걸 보니
이젠 정말 내가 보면서도 이것들 미쳤구나 소리가 저절로 나오더라.
교인 눈으로 봐도 그러니 종교가 다른 분들 눈에는 어땠겠냐고.

...정말 그 사람들한테 내가 묻고 싶은건,
지금 이 일로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피해를 끼친 줄 아냐고,
이걸 과연 하나님이 원하신다고 생각하냐고,
정부가 그렇게 말릴 때, 아프간에 가지 말라는 게 하나님 뜻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봤냐고.
열심히 몇 년간 공들여 아프간에서 봉사해오신 선교사님들의 사역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큰 방해를 준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냐고.

...암튼, 일단 사람은 꼭 살려야 되긴 살려야 되는 거지만,
우리나라 오면 확실히 경솔했던 그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 교회가...선교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해본 적 없고
타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젊은 대학생이나 청소년들을 데리고 이벤트성 해외 단기 선교를 하러 가는걸
정말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나를 포함한...
한국 개신교의 많은 자기 성찰과 반성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피랍자들 무사히 돌아온다면 제발
주님 은총으로 살았다는 말 좀 안했으면 좋겠다.
그 말 좋게 들을 사람 거의 없고,
피랍자들 때문에 정말 진실한 교인들까지 요 며칠 얼마나 욕을 먹었는데.

(샘물교회나 피랍자분들이 잘했다는 이야기 아니니까,
전체 기독교에 대한 좋지 않은 표현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꾸벅.)

by sweetrain | 2007/07/23 07:56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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